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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14 무소유 - 사랑은 상상의 날개에 편승한 찬란한 오해
관심 그리고 호기심2011. 4. 14. 21:57

사랑은 상상의 날개에 편승한 찬란한 오해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가 아니라 상상의 날개에 편승한 찬란한 오해다"


이해란 정말 가능한 걸까.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가 상대방을 이해하노라고 입술에 침을 바른다.
그리고 그러한 순간에서 영원을 살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 이해가 진실한 것이라면 항상 불변해야 할 텐데,
번번히 오해의 구렁으로 떨어진다.


"나는 당신을 이해합니다" 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언론 자유에 속한다.
남이 나를, 또한 내가 남을 어떻게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그저 이해하고 싶을 뿐이지. 그래서 우리는 모두가 타인이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중심적인 고정관념을 지니고 살게 마련이다.
그러기 때문에 어떤 사물에 대한 이해도, 따지고 보면
관념의 신축 작용에 지나지 않는다.
하나의 현상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 걸 봐도,
저마다 자기 나름의 이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나름의 이해" 란 곧 오해의 발판이다.
우리는 하나의 색맹에 불과한 존재다.
그런데 세상에는 그 색맹이 또 다른 색맹을 향해 이해해 주지 않는다고 안달이다.
연인들은 자기만이 상대방을 속속들이 이해하려는 맹목적인 열기로 인하여,
오해의 안개 속을 헤매게 된다.


그러고 보면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가 아니라 상상의 날개에 편승한 찬란한 오해다.
"나는 당신을 죽도록 사랑합니다" 라는 말의 정체는
"나는 당신을 죽도록 오해합니다" 일지도 모른다.


누가 나를 추켜세운다고 해서 우쭐댈 것도 없고,
헐뜯는다고 해서 화를 낼 일도 못 된다.
그건 모두가 한쪽만을 보고 성급하게 판단한 오해이기 때문이다.


오해란 이해 이전의 상태가 아닌가.
문제는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느냐에 달린 것이다.
실상은 말밖에 있는 것이 아니고 진리는 누가 뭐라 하건 흔들리지 않는다.
온전한 이해는 그 어떤 관념에서가 아니라, 지혜의 눈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그 이전에는 모두가 오해일 뿐이다.


-'무소유'본문 중

법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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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mile Man